"보험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보험증권을 펼쳐봤습니다. 그날 받은 충격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2009년, 보험업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배안나 지사장은 가족의 보험을 직접 분석하다 쉽게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매달 적지 않은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었지만, 실제 보장은 기대와 달랐다. 고객에게 꼭 필요한 설계라기보다 판매 중심으로 구성된 계약이 적지 않았고, 변액연금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손실이 발생하고 있었다.
믿고 가입했던 보험이 반드시 좋은 보험은 아니라는 사실.
그날 이후 그는 단순히 보험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이 자신의 보험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돕는 전문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1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보험은 상품을 파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설계하는 일"
배안나 지사장이 보험업을 선택한 계기는 의외로 평범했다. 친구의 권유로 보험회사를 방문했고, 자신의 인생 라이프사이클을 설계 받는 과정에서 앞으로 필요한 자금이 약 20억 원에 이른다는 설명을 들었다.
"평범한 직장 생활만으로는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재무설계와 보험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보험 영업을 시작했지만 지인을 찾아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영업보다 공부를 선택했다. 약관과 상품 설명서를 반복해서 읽고, 변액보험 자격증과 펀드투자상담사, AFPK(재무설계사) 자격을 취득하며 보험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그 노력은 빠르게 성과로 이어졌다. 이관 고객 상담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월 소득 1천만 원을 기록했고, 이후 설계사와 부지점장, 지점장, 현재의 지사장까지 현장을 중심으로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도 MDRT 상위 등급인 COT(Court of the Table)를 유지하며 개인 보험과 법인 보험 컨설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수당을 계산하면 고객이 돈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18년 동안 보험업에 종사하면서 가장 오래 지켜온 원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생각한 뒤 이렇게 답했다.
"사실 올해 지사를 운영하면서 처음으로 상품별 수당을 자세히 계산해 봤습니다."
뜻밖의 대답이었다. 그 이유는 더 의외였다.
"고객보다 수당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봐 일부러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설계사가 상품의 수익 구조에 지나치게 집중하기 시작하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설계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도 보험을 추천할 때는 상품보다 고객의 상황을 먼저 살핀다. 보험 리모델링 역시 새로운 보험에 가입시키는 과정이 아니라 기존 보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부분만 보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좋은 보험은 좋은 기준에서 시작됩니다"
배 지사장이 상담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은 의외로 상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경로로 보험에 가입하셨나요?"
이 질문에는 이유가 있다.
보험은 상품을 설명하기 전에 현재 가입한 보험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담에서는 고객이 가입한 보험을 보장 분석하고, 충분한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안내한다.
반대로 부족한 보장만 보완하거나 불필요한 계약은 줄이는 방향을 제안한다.
그는 특히 보험 가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세 가지를 꼭 확인해 보라고 조언한다.
"좋은 기준이 생기면 보험은 훨씬 쉬워집니다."
첫째, 현재 가입한 보험의 보장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지.
둘째, 단순히 보험료가 아니라 어떤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설계인지.
셋째, 상품보다 설계사의 경험과 상담 철학을 먼저 살펴볼 것.
개인 보험부터 법인 보험까지…결국 상담의 중심은 '사람'
배안나 지사장은 개인 보험과 함께 법인 보험 컨설팅도 오랫동안 진행하고 있다.
그는 기업 대표 역시 한 사람의 고객이며, 회사의 위험관리와 개인의 삶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상담에서는 기업의 재무 상황에 따라 경영인 정기보험이나 종신보험 등을 검토하고, 자동차보험·화재보험·단체보험까지 함께 관리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법인 상담에서도 맨 먼저 살펴보는 것은 대표 개인의 보장이다.
"대표님의 보험을 먼저 점검해 드리면 회사에 대한 상담도 훨씬 깊어집니다."

한 장의 보험증권이 남겨준 기억
18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은 보험을 시작한 지 3년쯤 되었을 때였다.
두 아이를 키우던 외벌이 가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사망보장을 계속 미루고 있었다.
긴 상담 끝에 월 10만 원 수준의 사망보장을 준비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은 최근 보험료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보험금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적립금에서 보험료가 정상적으로 대체 납입되고 있었고 계약은 유지되고 있었다.
결국 지급된 보험금은 남겨진 가족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배 지사장은 지금도 그 일을 떠올리면 보험이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안전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계약보다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배 지사장은 상담할 때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객의 이야기를 오래 듣는 편이라고 한다.
"마음을 열면 계약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실제로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고객들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 주고, 출장 일정까지 함께 챙겨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는 이런 관계야말로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한다.
보험은 계약서 한 장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고객의 삶을 오랫동안 함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20년 뒤에도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싶습니다"
배안나 지사장은 지금도 관리자이면서 직접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을 떠나면 시장의 변화도, 고객의 고민도 놓치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목표 역시 거창하지 않다.
후배들에게는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상담 철학을 전하는 선배로, 고객들에게는 오래도록 믿고 찾을 수 있는 보험 전문가로 기억되는 것.
"다시 태어나도 저는 보험설계사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함께 성장해 온 지난 18년.
그는 오늘도 보험을 판매하기보다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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