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부터 ‘격년 1세씩’ 미뤄지는 퇴직 시계… 내 정년은 몇 세일까

- ‘2037년 65세 정년’ 시동… 소득 절벽 막을 카드 vs 청년 일자리 잠식 유발?

- ‘호봉제’ 그대로 두고 65세 정년?… 재계 “직무급제 결합 없는 연장은 독약”

- 부모-자녀 ‘일자리 제로섬 게임’ 되나… 정년 연장이 마주한 세 가지 지뢰밭

[에콜로지코리아=이거룩 기자] 대한민국의 법정 정년 시계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회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현재 60세인 법정 정년을 오는 2029년부터 2년마다 1세씩 상향해 2037년에는 65세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부상했다.

 

이번 대책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 미스매치(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한 정공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임금체계 개편과 청년층 고용 위축 우려 등 노·사·정 간의 셈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입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2037년 65세 정년’ 시동 (사진=AI이미지)/에콜로지코리아

 

2037년 ‘65세 정년’ 로드맵… 내 나이는 언제 퇴직할까?


이번 연장안의 핵심은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계적 전환’이다. 법안이 시행되는 2029년부터 격년으로 정년이 1세씩 미뤄지며, 2037년 이후 퇴직자부터 본격적인 ‘65세 정년’ 세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 연장 스케줄은 2033년부터 65세로 늦춰지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정확히 싱크(Sync)를 맞추도록 설계되었다. 은퇴 후 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끊기는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소득 절벽)' 구간을 국가 제도로 메우겠다는 의지다.

 

노·사·정 ‘3대 지뢰밭’ 어떻게 넘나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암초를 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 ‘호봉제 유지’ vs ‘임금 깎기’… 임금체계 개편 전쟁
 

경영계는 연공서열형(호봉제) 임금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 채 정년만 늘어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폭증할 것이라 우려한다. 재계는 정년 연장의 전제조건으로 직무 성과급제 도입과 임금피크제 의무화를 요구하는 반면, 노동계는 실질 임금 삭감 없는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어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2. 세대 갈등 유발…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
 

기업의 고용 파이가 한정된 상황에서 고령층의 근속 연수가 늘어나면 신규 채용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고령 근로자가 1명 늘어날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정년 연장이 자칫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일자리 빼앗기 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3. 양극화 심화… 대기업·공공기관만의 축제?
 

법정 정년 연장의 혜택이 정작 보호가 필요한 영세·중소기업 근로자나 비정규직에게는 가닿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고용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노동자들만 특혜를 누리고, 중소기업은 인건비 압박으로 고사하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 그러나 ‘임금·고용 유연성’ 없는 정년 연장은 독약 될 수도”

 

2029년 정년 연장안은 '인구 절벽'이라는 거대한 재앙을 앞둔 대한민국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을 위한 필수 카드다. 고령층의 빈곤율을 낮추고, 생산가능인구 부족을 메우기 위해선 65세 정년은 가야만 하는 길이다.

 

그러나 단순히 숫자(나이)만 늘리는 1차원적 입법은 사회적 재앙을 낳을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경직된 구조를 깨지 않고 정년만 늘린다면 그 청구서는 고스란히 청년 세대의 실업과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돌아오게 된다.

 

결국 이번 정책의 성패는 정부가 얼마나 정교한 중재안을 내놓느냐에 달렸다. 일본의 사례처럼 기업에 '정년 연장' 외에도 '퇴직 후 재고용' 등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청년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과감한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유연하고 입체적인 보완책이 결합되어야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작성 2026.06.11 21:25 수정 2026.06.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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